아브라함 H. 매슬로의 저서 <동기 이론 서문>에 따르면 우리는 동기가 유발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심지어 일부 동기가 너무 미약하여 그 존재를 감지할 수 없을 때조차도, 실제로 깨어 있는 순간마다 우리는 특정 동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 동기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동기의 발생 순서는 단순히 특정 동기가 다른 동기에 비해 생물학적으로 더 긴급하다는, 즉 다른 동기에 비해 더 우세하다는 사실에 따라 결정된다. 인간 동기는 위계적으로 구조화되어 있고, 동기는 긴박성, 강도, 우선성 차원의 수준에 따라 배열된다. 두 개의 동기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할 때, 생물학적으로 더 긴박하고 강력한, 즉 더 우세한 동기가 우선권을 가지며, 덜 우세한 동기는 무대 뒤로 물러나게 된다. 매슬로는 사랑, 정의, 친절 그리고 사람들이 더 수준 높은 동기라고 생각하는 다른 모든 것들을 포괄할 수 있도록 자신의 설명을 확장했다. 특정 인물이나 혹은 대다수의 사람이 배고픔, 갈증, 그리고 임박한 재앙에서 자유로워지면, 즉 더 우세한 모든 동기가 충족되면 인간이 지닌 더 수준 높은 동기들이 무대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결핍동기 vs 성장동기
배고픔, 갈증과 같이 기본적인 욕구들과 사랑, 자기 존중감 등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욕구는 광범위하다. 이 모든 욕구에는 하나의 공통된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결핍에 의해 활성화된 역동적 체계다. 기본적인 결핍동기를 안정적으로 충족시킨 사람은 이 세상을 모든 측면에서 실체를 더욱 선명하게 볼 것이다. 결핍으로 생긴 두려움과 의심으로부터 벗어나 더욱 수용적인 방식으로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과 상호작용할 것이고 세상을 더욱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매슬로가 묘사한 자기실현의 핵심적 부분이며, 인간 생애를 통해 완전히 다른 종류의 동기가 출현하는 지점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동기는 부족한 것이면 무엇이든지 획득하거나 성취하려고 투쟁하는 결핍동기였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수준의 동기에서 나오는 것은 투쟁이 아니라 모든 '경이로운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며, 이러한 가능성은 인간 본성의 핵심 어딘가에 깊이 존재한다고 매슬로는 믿고 있다.
자기실현
자기실현하는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현실을 더욱 효율적으로 지각하고 현실과 더욱 편안한 관계"를 맺는다. 이 사람들은 더 이상 세상을 결핍동기의 흐릿한 렌즈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이고 추상적이며 인위적인 것과 새롭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것을 매우 용이하게 구분할 수 있다. 그 결과, 대다수의 사람이 인위적인 관념, 추상, 기대, 신념 그리고 고정관념의 홍수 속에 살면서 이것을 실제 세상으로 착각하는 반면, 자기실현하는 사람들은 자연이 만든 실제 세상에서 산다. 그들은 자신의 소망, 희망, 자기 자신 혹은 자신들이 속한 문화적 집단의 이론과 신념보다는 자기 외부에 존재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지각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아브라함 H. 매슬로, 동기와 성격, 1954)
자기실현하는 사람들은 더는 결핍동기에 근거한 소망과 두려움에 얽매여 있지 않기 때문에, 미지의 것에 위협을 느끼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반대로 그들은 "미지의 것을 받아들이고, 그러한 존재에 대해서 편안함을 느끼며, 때론 알려진 것보다 미지의 것에 더욱 강한 매력을 느낀다." 왜냐하면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빼앗길 시간이 없고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실현하는 사람들은 자기중심적 사고가 아닌 문제 중심적 사고를 하려는 경향 때문에 삶을 더 효율적으로 살아간다. 그들은 문제가 진짜 문제인지 아니면 거짓된 문제인지 처음부터 분명히 할 수 있다. 선하고 건강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취향에 충실하고 후회나 수치심, 미안함 없이 자기 자신을 전적으로 즐긴다. 그들은 왕성한 식욕을 가지고 있고 숙면을 취하며, 성적 생활뿐만 아니라 생리적인 모든 충동을 불필요하게 억제하기 않고 즐긴다. 사랑, 안전, 소속감, 명예, 자기 존중감 등 다른 모든 수준에서도 자기 자신을 수용할 수 있다.
자기실현하는 사람들의 결점
자기실현하는 사람들도 인간의 약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들 역시 어리석도 낭비가 심하거나 경솔한 습관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인간적인 결점뿐만 아니라, 취약점으로 보일 수 있는 두 가지 종류의 특성들이 자기실현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훌륭하고, 아름답고, 매혹적인 경험만을 추구하는 경향성 때문에, 자기실현하는 사람들은 때때로 얼이 빠지고, 재미없고, 사회적으로 흔한 여가 활동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반일에 대한 인정 어린 태도 때문에, 그들은 때로 지나치게 인정이 많을 수 있고, 자신과 타인에게 옳지 못한 행동임을 알면서도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자기실현하는 사람들이 때로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무정할 수 있다. 언뜻 봐서는 매우 치명적인 결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은 필요한 경우 냉정하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매우 강한 사람들'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존재의 심리학, 아브라함 H. 매슬로, 문예출판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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